들어가며 나는 2023년에 10년차가 된 인문사회 분야 단행본 편집자다. 이직을 다섯 번 했다. 지금은 직업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 문득 내가 어떤 편집자였는지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한 일을 적고, 잘한 일과 못한 일을 밝혔다. 한 일 신입 시기 - 교정자 (2012. 3. ~ 2015. 3.) 첫 회사에서는 교정교열을 외주로 내보내지 않고 편집자가 직접 했다. 그래서 원고를 읽고 다듬는 법을 연습할 수 있었다. 1년차에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라는 책을 담당했다. 제목은 마이클 샌델의 책을 직접 겨냥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현대 정치철학 입문서인 책이다. 윤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컷 경험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국내서와 외서를 비슷하게 맡았다. 외서로 역사가 카를로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