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여섯 번째 회사의 퇴사를 앞두고 있다. 삼 월에 복직한 뒤로 나름대로 대책을 고민하고 준비했었다. 나중에 마음이 흔들릴 때 다잡기 위해 그 과정을 여기에 적는다. 나는 왜 개발자를 나는 왜 개발자를 하려고 했을까? 무엇을 바랐던 걸까? 이제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현대 사회에서 개발자는, 십육 세기 유럽에서 대포 기술자가 누린 것과 유사한 인기를 누리는 것 같다. 반면에 출판 편집자는, 십구 세기 인도에서 면직물 기술자가 처한 것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것 같다. 값싼 물건이 내 기술의 결과물을 대체하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목격하는 처지. 이 기술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리라는 예감. 그 밖에 부수적인 원인이 두 가지 있었다. 첫째 비전공자인 친구..